워시 체제 첫 FOMC… 딜레마 상황 직면한 연준, 워시의 선택은?

- 워시 연준 의장 데뷔전

- ‘중동 종전’ 인하론 vs ‘AI 투자 붐’ 인상론

워시 첫 FOMC… 연준 소통 변화 주목

 

AI부동산경제신문 | 경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가운데,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수가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이진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로운 수장, 케빈 워시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3.50~3.75%로 동결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을 두고는 월가의 시각이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라는 호재와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따른 물가 압력이라는 악재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일지 ‘추가 인상’일지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엇갈리는 9월 전망… 씨티 “유가 급락에 인하” vs 시타델 “AI 붐으로 인상”

 

현재 월가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극단적인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중동 종전으로 디플레이션 압력 커져”
씨티그룹을 비롯한 낙관론자들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에 주목한다. 국제유가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그간 물가를 끌어올리던 공급망 압박이 해소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앤드루 홀렌호스트 씨티리서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으로 바꾸어 놓았다”라며, 노동시장 둔화와 맞물려 연준이 오는 9월을 시작으로 연내 총 세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 “AI 투자 열풍과 공급망 잔상, 인상 불가피”
반면 시타델증권과 PGIM, BNP파리바 등은 정반대의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유가의 여파가 기업 실적에 누적되었고, 특히 테크 부문을 중심으로 한 AI 투자 급증이 고용과 물가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랭크 플라이트 시타델증권 거시전략 책임자는 공급망 차질과 고용시장 재가열을 지적하며 “연준의 정책은 매파적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준이 9월과 12월, 내년 상반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스태그플레이션 딜레마와 ‘트럼프 압박’이라는 시험대

 

워시 의장이 마주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현재 미국 경제는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란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 압박 때문에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업과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며 경기가 얼어붙고 있어 금리를 올리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생산자물가까지 급등한 상황에서 금리를 섣불리 내릴 수도 없는 외통수에 걸린 셈이다.

 

여기에 정치적 압박도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이후 유가 하락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연준에 노골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과거 AI 기반의 생산성 향상이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논리로 인하론에 동조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으나, 연준 내부의 기류는 방어적이다.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조차 최근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미친 짓”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언급할 만큼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

 

워시의 파격 행보 예고…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 및 점도표 누락 가능성

 

이번 6월 FOMC에서 가장 주목받는 관전 포인트는 금리 결정 그 자체보다 연준의 ‘소통 방식 변화’다. 월가에서는 워시 의장이 이번 경제전망요약(SEP) 발표에서 자신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워시 의장은 과거 상원 인준 청문회 등에서 연준의 과도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2021~2022년 인플레이션 당시 연준이 물가를 ‘일시적’이라고 단정했다가 정책 실패를 키운 원인으로 점도표를 지목했다. 전망을 한 번 공개하면 연준 스스로가 그 틀에 갇혀 경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논리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워시 의장이 점도표 작성에서 빠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빌 잉글리 예일대 교수(전 연준 통화정책국장)는 “워시 의장뿐만 아니라 점도표 제도 자체에 회의적인 다른 위원들까지 동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갯속에 갇힌 채권시장… 소통 부재가 부를 부작용 우려도

 

연준의 전례 없는 소통 전략 변화 가능성에 금융시장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담보부익일물조달금리(SOFR) 옵션 시장에서는 인상과 인하 양방향을 모두 겨냥한 신규 포지션이 동시에 급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포착됐다. 향후 방향성에 확신이 없는 투자자들이 양방향 베팅으로 위험 헤지에 나선 것이다. JP모건 조사에 따르면 국채 투자자들의 순매수 포지션 역시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관망세가 짙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점도표가 생략되거나 투명성이 저하될 경우 시장에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클라우디아 샴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이를 연준 내부의 매파적(긴축) 기류를 감추려는 시도로 오해할 수 있다”라며 “내부 논쟁을 숨기는 것처럼 보인다면 물가 안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오히려 훼손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이번 FOMC는 워시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증명하는 자리이자, 점도표 제출 여부 및 성명서 문구 수정을 통해 연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을 시험하는 중대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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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6.17 11:44 수정 2026.06.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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