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눈앞… 무너지는 노인돌봄, 지속가능성의 해법은 ‘숙련’이었다

지역 기반 돌봄체계 재정비 요구… 숙련도 향상 위한 체계적 교육정책 필요

낮은 구매력·높은 이탈률·강한 규제… 돌봄기관의 구조적 한계 집중 부각

KRIVET, Issue Brief 310호 발표… 돌봄 조직 역량 강화의 정책적 시급성 제기

국내 고령화 속도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돌봄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절실해지는 가운데, 돌봄 조직과 돌봄 노동자의 ‘숙련’이 향후 돌봄서비스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KRIVET Issue Brief 310호를 통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 사회가 지속가능한 돌봄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 운영과 노동자의 전문성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돌봄기관 운영자와 현장 돌봄인력에 대한 심층 인터뷰, 그리고 노인돌봄 제도 전반에 대한 교차분석을 토대로 돌봄 숙련의 개념과 향후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돌봄 숙련을 ‘온정적 태도에 기반한 능숙한 실천’으로 규정하면서, 돌봄의 숙련은 단순히 개인적 성향이 아니라 역할 수행 능력과 세부 과업의 전문성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돌봄이 ‘감정 노동’이나 ‘봉사적 활동’으로 축소돼서는 안 되며, 체계적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강화해야 할 직업적 역량이라는 의미다.

 

조사 결과, 돌봄기관이 처한 구조적 제약은 숙련 전략을 실천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낮은 구매력 수준, 서비스 이용자의 지역 편차, 노동자와 이용자의 잦은 이동, 강한 규제 중심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기관들이 고숙련 인력을 확보하거나 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많은 기관들은 숙련도 향상을 위한 조직적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 당장의 인력 유지와 위험 대응에 초점을 맞춘 ‘리스크 최소화 방식’에 의존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현행 돌봄기관이 지역사회에서 서비스 이용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데 가장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사업 지속을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돌봄품질 관리와 전문성 향상에 투입해야 할 자원을 분산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기관의 서비스 방식 또한 이용자의 개별적 돌봄 요구에 촘촘하게 대응하기보다는, 규정 준수와 위험 회피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숙련된 돌봄이 필요한 지점에서는 결국 운영자와 노동자의 개인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었다. 이는 돌봄서비스의 품질이 기관마다 큰 편차를 보이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연구를 이끈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성익 연구위원은 “돌봄 조직의 역량과 돌봄 인력의 숙련이 서비스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라며, “현장의 숙련을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체계를 확립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개별 기관의 선의나 경험에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로는 빠르게 증가하는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번 보고서는 단기적 처방보다는 장기적 인력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돌봄 숙련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직업적 경로를 강화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병행될 때 돌봄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가 안정적인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전문성 축적이 가능한 근무환경 조성, 숙련도 향상 교육 프로그램 개발, 기관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적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돌봄 기관과 인력의 숙련이 지속가능한 노인돌봄의 핵심이며, 체계적 교육·훈련 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이 이번 분석의 결론이다. 이를 통해 돌봄서비스 품질 향상, 인력 이탈 감소, 지역 기반 돌봄체계의 안정화 등이 기대된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돌봄 숙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다.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를 넘어, 돌봄 조직과 노동자의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향상을 넘어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소개

1997년 직업 교육과 직업 훈련의 연계와 통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교육과 고용 분야에 대한 정책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AI이미지)

작성 2025.11.30 21:31 수정 2025.11.3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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